Sunday, March 8, 2009

문예 번역 (1)

문학 번역은 문학 번역자들이 하는 일이다. 하나마다 한 자명한 말이지만 문학 번역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의 일환에 출발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문학 번역은 사회와 문화 관습의 복잡한 망상조직의 중심에 있는 독창적인 주관적 활동이다. 번역자의 창의적이고 이지적이며 직관적인 글쓰기가 흔히 ‘번역’이라고 표현되는 껍데기뿐인 추상 개념에 묻혀서는 안 된다.

문학 번역자들은 문학을 정의하고 분류하는 기성 체계와 야합하든지 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 대개 시, 희곡, 산문과 같은 순서로 얘기되는 ‘고高’ 문화가 있고 이와 반대편 ‘낮은’ 부문에서는 공상 과학 소설, 아동 소설, 통속 소설 순으로 내려간다. 이 같은 위계는 번역할 작품의 상대적인 가치와 난이도에 대한 일반적인 가정에 반영된다. 그러한 분류는 문화 이론가들, 탈근대주의자들, 그리고 일부 번역학자들에게 비난을 받아왔다. 그들은 규범의 구성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사회계급, 성별, 국가, 그리고 인종의 편견을 통해 굴절된 가치 판단에 의해 영향을 받았는지 지적해왔다. 이런 비난들은 작가들이 다양한 독자들의 다양한 독서에 이익이 되기 위해 무엇을 썼는지에 대해 평가를 할 때 자신감을 잃게 만들었다. 왕 같은, 혹은 여왕 같은 저자들은 분산된 개별적인 독자층에 의해 폐위되고 다른 사람들로 대체되어왔다. 문학 번역자들의 일은 은연중에, 그리고 때론 노골적으로 그 규범의 권위, 문화의 국수주의, 저자들의 ‘죽음’에 이의를 제기한다.

(피터 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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