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February 23, 2009

정확함과 자연스러움 사이의 갈등 (1)

(지리멸렬한 세태! 실패를 하더라도 좀더 폼나게 실패하기 위하여 오늘도 . . .
I will ever try. I may fail again. But I will fail better.)

번역자라면 누구든 번역을 할 때 원작 텍스트의 연어 관계를 깨지 않으면서 그 의미를 살리려고 애를 쓸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 의미를 십분 살려 놓지는 못한다. 그 의미의 차이는 주어진 문맥 속에서 볼 때 아주 미세할 수도 있지만 상당한 거리가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영어의 ‘a good/bad law’ 는 보통 ‘a just/unjust law’ 로 번역된다. 이 의미의 차이가 중요하고 안 하고는, 주어진 텍스트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내용이 ‘공정’에 초점을 두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

또 한 예로 영어의 ‘hard drink’를 아랍어로 번역할 때 아랍어의 가장 가까운 말은 ‘alcoholic drinks’ 라는 연어를 이루는 말이다. 그런데 영어에서 ‘hard drink’는 위스키나 진과 같은 독한 술을 의미하며 맥주나 셰리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랍어에서 ‘alcoholic drinks’ 는 독한 술은 물론이고 맥주나 셰리 등 알코올을 함유하는 모든 음료를 가리킨다. 아랍어에서는 영어의 ‘hard drink’ 와 대등한 연어구連語句가 없다. 번역자가 ‘hard drink’를 전형적인 아랍어의 연어구로 옮기거나 혹은 그 의미를 분명히 살리기 위해서 연어 관계에 있지 않은 말을 사용하여 풀어서 번역한다든지 하는 결정은 원작 텍스트의 문맥에서 ‘hard drink’ 와 ‘soft drink’ 의 구분이 중요한지 아닌지 혹은 문맥과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에 달린 문제다.

어느 정도의 의미의 상실이나 보탬이 불가피한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언어마다 서로 구성 체계가 다른 까닭이다. 번역 과정에서 의미가 좀 달라질 경우, 이것을 받아들이고 말고의 여부는, 이 변화가 주어진 문맥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느냐에 달린 문제인 것이다. (Baker, 1992: 56-57)

관련 언어에 대한 이해가 번역에 필수적인 전제 조건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번역이론에 대한 개관과 이해도 균형 잡힌 번역을 위해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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